인연의 끝인가 인연의 끝인가 紫雁 / 이정희 너의 이름은 이제 뒤돌아선 영혼의 흔적 이었다 결코 돌아올 수 없는 너무나 먼 곳으로 가고 있어 불러도 들리지 않는다 눈물 없는 이별이라 가슴이 아프다 차라리 가슴에 묻을 만큼 그렇게 슬픈 안녕 이랬으면 마지막 가는 이 밤에 촛불이 타는 마음으로 용.. 紫雁/紫雁·시 2009.11.19
보고 싶다 보고 싶다 紫雁 / 이정희 너를 보내 내 가슴에 묻는다 그리울 때면 이 창가에 너의 눈물을 본다 아무도 울어주지 않을 너를 묻고 넌 나를 찾아 또 울음을 울고 흘러내리는 너의 그리움 빗방울 되어 네 무덤에 내 가슴에... 까만 설움이 목매임 타고 너를 안아 흐느끼는 내 가슴에 너의 눈물.. 紫雁/紫雁·시 2009.07.14
봄비 봄 비 紫雁/이정희 사그라진 넝쿨을 타고 스며드는 그리움에 잊혀버린 잎새들의 추억이 반짝인다 빗방울은 빛바랜 갈잎에 그렇게 젖어들고 마음속 깊이 뿌리를 내린 우리들의 영혼에 한 잔의 술잔을 비우고 또 가득 부어 마신다 차갑던 대지가 눈을 뜨고 가지에 잎새 바람이 머물다 간다.. 紫雁/紫雁·시 2009.04.20
하얀 바람 하얀 바람 紫雁 / 이정희 산봉우리 위에 하얀 바람이 머물고 있었다. 뒷걸음에 따라오던 그림자가 자꾸 나를 부른다. 돌아보는 어깨위에 겨울바람이 함께 가자고 한다. 해는 하얀 산꼭대기를 추워서 넘고 그 위에 까만 하늘이 내려앉는다. 골목 어귀에 그림자를 내려놓고 돌아서자 산위에.. 紫雁/紫雁·시 2009.04.16
산사의3월 산사(山寺)의 3월 紫 雁 / 이정희 산바람은 풍경(風磬)에 매달려 노래를 한다. 탑(塔)뜰엔 아지랑이들 모여 참새 깃털 속에 졸음을 졸고 법당 향불 아래 공양 올릴 때 오후의 햇살은 문지방 걸터앉아 스님의 헛 빗질에 보살들을 기다린다. 밭을 갈아야 할 텐데... 때까치 지겨워 하품을 하고 .. 紫雁/紫雁·시 2009.04.16
봄비가 오는 밤 백홍 봄비가 오는 밤 紫 雁 / 이정희 어둠이 붓을 들었다 밤하늘에 물감을 풀고 흥건히 물을 적신다 별들도 눈을 감고 달 그림자 속으로 숨는다 광목(廣木)에 스며들듯 옛 기억의 상처도 눈물의 흔적 되어 붓 끝에 매달려 간다 까만 바람 부는 데로 붓이 춤을 춘다 초록다홍 건반 두들기며 .. 紫雁/紫雁·시 2009.04.15
시선 시선 紫雁 / 이정희 내 마음 웅덩이에 돌을 던져본다 하늘도 은빛 속삭임도 꽃망울의 그림자도 이내 부서져 메아리를 부르며 조각이 난다 잠시.....기다림 그 속에 내 마음이 있다 깨지지 않는 기억이 또 던질려다 멈춘다 길은 내 것만 아니잖는가 자리를 털고 보면 그 자리에 당신이 있다 .. 紫雁/紫雁·시 2009.04.11
이별의 흔적 이별의 흔적 紫雁 / 이정희 이제 눈 가에 미소를 보이던 그 깊은 눈동자는 호수에 담겨 하늘 쪽 빛 머물다 마른 이슬이 된다 차마 다물지 못한 입술을 포개고 돌아서는 발길 뒤에 서러운 그림자 흐느낌을 보았다 내가 울지 않는 건 미련의 가닥을 꼬는 빈 손바닥에 위에 쪽 빛 하늘에 고인 .. 紫雁/紫雁·시 2009.04.11
가을편지 가을 편지 紫雁 / 이정희 고추잠자리 날개 위에 갈 햇살이 반짝이고 구절초 꽃망울은 아직 이른데 따가운 허수아비 이마엔 빗 바 랜 주름이 파란 하늘가에 떠가는 가을의 편지를 떡갈나무 이파리에 소식을 묻는다 지나가던 바람이 발길을 멈추고 산 아래 그림자가 긴 자리를 펴면 고춧대 .. 紫雁/紫雁·시 2009.04.11
바다 바다 紫 雁 / 이정희 물이랑 사이로 커다란 파도가 밀려온다 얼마나 먼 길을 왔길래 이내 던져진 몸은 하얀 거품 속에 파란 상처로 남아남아.... 갈매기가 울음을 운다 뱃머리도 목을 빼고 지평선 너머로 기다림을 기다리고 있다 붉은 노을은 춥기만 한데 볼따구 얼은 아비의 그림자는 보.. 紫雁/紫雁·시 2009.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