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雁/紫雁·시

봄비

일하는 사람 2009. 4. 20. 18:11

 

 

 



 

      봄   비


                     紫雁/이정희


      사그라진 넝쿨을 타고

      스며드는 그리움에

      잊혀버린 잎새들의 추억이 반짝인다

      빗방울은 빛바랜 갈잎에

      그렇게 젖어들고

      마음속 깊이 뿌리를 내린

      우리들의 영혼에

      한 잔의 술잔을 비우고

      또 가득 부어 마신다

      차갑던 대지가 눈을 뜨고

      가지에 잎새 바람이 머물다 간다

      목마른 여인의 가슴을 헤집고

      빗방울이 떨어진다

      겨우내 울어 지친 긴 한숨은

      소리 없이 떨어지고

      메말랐던 눈물이

      빗소리에 울음을 그치면

      먼 산 풀내음 가득 안고

      이렇게 우리들의 봄은 오는가

 



 


'紫雁 > 紫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고 싶다  (0) 2009.07.14
떠나는 눈물  (0) 2009.06.08
하얀 바람  (0) 2009.04.16
산사의3월  (0) 2009.04.16
봄비가 오는 밤  (0) 2009.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