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雁/紫雁·시

가을편지

일하는 사람 2009. 4. 11. 17:20




      가을 편지

       

       

      紫雁 / 이정희

       

       

      고추잠자리 날개 위에

      갈 햇살이 반짝이고

       

      구절초 꽃망울은 아직 이른데

      따가운 허수아비 이마엔

      빗 바 랜 주름이

       

       

      파란 하늘가에 떠가는 가을의 편지를

      떡갈나무 이파리에 소식을 묻는다

       

       

      지나가던 바람이 발길을 멈추고

      산 아래 그림자가 긴 자리를 펴면

      고춧대 짚 타는 재가 춤을 춘다

       

       

      불씨가 눈을 감을 때면

      보름달 아래 새들이 산을 넘고

       

      우리는 밤을 밟고 오는 서리가

      그렇게 조용 할 수가 없다



       



        2005년10월17일......도보 여행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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