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3월 산사(山寺)의 3월 紫 雁 / 이정희 산바람은 풍경(風磬)에 매달려 노래를 한다. 탑(塔)뜰엔 아지랑이들 모여 참새 깃털 속에 졸음을 졸고 법당 향불 아래 공양 올릴 때 오후의 햇살은 문지방 걸터앉아 스님의 헛 빗질에 보살들을 기다린다. 밭을 갈아야 할 텐데... 때까치 지겨워 하품을 하고 .. 紫雁/紫雁·시 2009.04.16
봄비가 오는 밤 백홍 봄비가 오는 밤 紫 雁 / 이정희 어둠이 붓을 들었다 밤하늘에 물감을 풀고 흥건히 물을 적신다 별들도 눈을 감고 달 그림자 속으로 숨는다 광목(廣木)에 스며들듯 옛 기억의 상처도 눈물의 흔적 되어 붓 끝에 매달려 간다 까만 바람 부는 데로 붓이 춤을 춘다 초록다홍 건반 두들기며 .. 紫雁/紫雁·시 2009.04.15
시선 시선 紫雁 / 이정희 내 마음 웅덩이에 돌을 던져본다 하늘도 은빛 속삭임도 꽃망울의 그림자도 이내 부서져 메아리를 부르며 조각이 난다 잠시.....기다림 그 속에 내 마음이 있다 깨지지 않는 기억이 또 던질려다 멈춘다 길은 내 것만 아니잖는가 자리를 털고 보면 그 자리에 당신이 있다 .. 紫雁/紫雁·시 2009.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