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봄 비 紫雁/이정희 사그라진 넝쿨을 타고 스며드는 그리움에 잊혀버린 잎새들의 추억이 반짝인다 빗방울은 빛바랜 갈잎에 그렇게 젖어들고 마음속 깊이 뿌리를 내린 우리들의 영혼에 한 잔의 술잔을 비우고 또 가득 부어 마신다 차갑던 대지가 눈을 뜨고 가지에 잎새 바람이 머물다 간다.. 紫雁/紫雁·시 2009.04.20
하얀 바람 하얀 바람 紫雁 / 이정희 산봉우리 위에 하얀 바람이 머물고 있었다. 뒷걸음에 따라오던 그림자가 자꾸 나를 부른다. 돌아보는 어깨위에 겨울바람이 함께 가자고 한다. 해는 하얀 산꼭대기를 추워서 넘고 그 위에 까만 하늘이 내려앉는다. 골목 어귀에 그림자를 내려놓고 돌아서자 산위에.. 紫雁/紫雁·시 2009.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