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雁/紫雁·시

봄날의 외출

일하는 사람 2009. 4. 11. 15:02

 

봄날의 외출


                              紫 雁 / 이정희


봄날에는 그리움도 많다


오래 전 낙서장에 베낀 단어가 생각나고

첫사랑 편지가 그립다

가을에 떠난 그 여인의 뒷모습이

내 그림자에 일렁인다.

그 사랑이 좋아했던 초우를 듣고 싶다


겨우내 긴 밤을 하얗게 지세며...

봄이 오면 외출하리라

그리움과 눈물을 달빛 찬 하늘에 날리며

그렇게 마음 달래였건만

봄이 찾아오는 밤은 푸른 밤이 아니었다.


봄비 내리는 날에는 니가 보고 싶다

빨갛게 물든 가슴에

진달래를 심 든 연산홍을 심 든

빗줄기 타고 오는 그리움에

     아픈 마음도 그리움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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