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Hable Con Ella, Talk to Her]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하비에르 카마라 / 다리오 그란디네티 주연
스페인 영화, 상영시간 116분
세계적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사랑의 걸작!
식물인간이 된 발레리나와 여자 투우사를 돌보는 두 남자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2002년 ‘타임’지 선정 올해 최고의 영화. 유럽 영화상에서 최우수 영화상을 비롯한 감독상, 작가상, 관객이 뽑은 최우수 감독상과 최우수 남우주연상(하비에르 카마라)까지 거머쥐며 작품성과 더불어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간직해야 할 단 하나의 사랑!
[그녀에게]는 식물인간이 된 연인을 헌신적으로 보살피는 두 남자의 조건 없는 희생을 통해 사랑을 이야기한다.
베니그노는 식물인간이 된 알리샤를 위해 그녀가 좋아하는 공연과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해준다. 지상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사랑이다. 하지만 알리샤를 향한 베니그노의 헌신은 너무나 여리고 순수한 그로서 표현할 수 있는 사랑의 모든 것이기 때문에 더욱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외롭기 때문에 더욱 절실했던 마르코와 리디아의 사랑은 좀더 현실적이어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옛 연인을 잊지 못한 채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모습에서 자신의 상처를 발견하게 되고, 서로의 온기로 상처를 치유해간다. 그러나 리디아의 사고 이후, 마르코는 베니그노와는 달리 식물인간이 된 그녀와 교감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한다.
알리샤가 눈뜨지 않아도 매일같이 이야기하는 베니그노와 리디아와 교감할 수 없어서 안타까운 마르코. 사랑하는 모습은 각기 다르지만, 두 남자의 사랑은 무엇보다 진실하고 감동적이다.
모든 시선과 감성은 그녀에게 사로잡힌다!
알모도바르 감독의 독특한 연출 스타일이 한껏 빛을 발하는 영화 [그녀에게]. 영화 곳곳에는 감독이 선택한 문화적 요소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세계적인 현대 무용가 피나 바우쉬가 직접 공연한 '카페 뮐러'와 '마주르카 포고', 7분 분량의 흑백 무성 영화 ‘애인이 줄었어요(Shrinking Lover)’, 그리고 브라질을 대표하는 뮤지션 카에타노 벨로소가 들려주는 ‘쿠쿠루쿠루 팔로마(Cucurrucucu Paloma)’ 등이 바로 그것.
이들은 모두 인물들의 행동이나 감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삽입된 것. 특히 단편 ‘애인이 줄었어요’는 알모도바르 감독이 장편 극영화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을 정도로 하나의 완벽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감독의 배려는 관객들에게 보너스 영화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꿈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듯 신비한 영상에 담아낸 ‘쿠쿠루쿠루 팔로마’는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로 편안한 감동을 준다.
이처럼 독특한 연출기법, 세련된 영상과 음악으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그녀에게’는 단지 누워있을 뿐인데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알리샤의 묘한 매력과 같이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경이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스크린 최고의 만남, 가슴을 울리는 섬세한 연기로 탄생!
작품에 빛을 더한 배우들의 보석 같은 연기는 감동과 찬사로 이어진다. 4개월간 캐릭터에 필요한 간호와 미용 기술을 익히며 연기에 몰입한 베니그노역의 하비에르 카마라. 감성적이고 따뜻한 가슴을 지닌 남자의 이미지를 세련되게 표현한 마르코 역의 다리오 그란디네티. 그리고 촬영 전 요가를 배우며 식물인간이 된 발레리나와 투우사의 슬픔을 온몸으로 연기한 두 명의 여배우, 레오노어 와틀링과 로사리오 플로레스. 이 네 명의 주인공들은 복잡한 심리 상태에 놓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묘사했다.
조연들의 아주 특별한 캐스팅 또한 이 영화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 알리샤를 가르치는 발레 학원의 원장이면서 그녀를 친딸같이 보살피는 카테리나 역을 전설적인 영화 배우 찰리 채플린의 딸, 제랄딘 채플린이 연기한다. [닥터 지바고]에서 지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제랄딘 채플린은 [그녀에게]를 통해 매력적인 무용가로 변신했다.
또한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두 여주인공 칸델라 페냐와 세실리아 로스의 특별 출연도 이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발견이라 할 수 있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을 본 사람이라면, 영화 속에서 이들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밋거리. '쿠쿠루쿠루 팔로마'가 울려 퍼질 때 스크린 속에서 사랑스럽게 미소 짓는 이들의 모습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거시기는 SonyBMG코리아 판 O.S.T.를 시디로 들으며 이 영화를 소개합니다.
[그녀에게]의 음악 감독은 바로 스페인의 거장 음악 감독 알베르토 이글레시아스. [내 마음의 꽃], [라이브 플래쉬],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 이어 알모도바르 감독과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춘 그는 [그녀에게]로 2003 스페인 CEC영화제 음악상과 2003 스페인 GOYA 영화제 음악상을 수상, 알모도바르 감독이 요구한 영상과 음악의 완벽한 조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냈음을 입증했다. 표현주의 무성영화에서 전형적으로 쓰이는 피아노 대신 현악4중주를 사용하여 오리지널 스코어를 작곡, 무성영화 특유의 인위적이고 어색한 느낌을 부드럽게 다듬어 듣기에도 매끄럽다. 잔잔함 뒤에 격한 열정과 슬픔을 내포하고 있는 현악의 선율은 사랑의 광기와 고독한 슬픔을 진하게 전한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 [해피 투게더]를 통해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그녀에게]를 본 뒤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게 된 ‘쿠쿠루쿠쿠 팔로마 또한 [그녀에게]를 통해 다시 만난 명곡. 삶과 인생의 환희, 고통 등의 모든 감정이 담긴 목소리로 감미롭게 읊조리는 ‘쿠쿠루쿠쿠 팔로마’ 는 19세기 스페인의 작곡가가 쿠바를 여행하던 중 하바네라 음악에 매료되어 만든 곡으로 아름답고 심오하게, 그리고 슬프게 다가온다.
[그녀에게]에서 만날 수 있는 거장들은 이들 뿐만이 아니다. 브라질의 현대음악을 이끈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작사가 모라에스와 만든 아름다운 주제곡 ‘Por Toda a Minha Vida’는 약물중독으로 요절한 브라질의 디바 엘리스 레지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행운을 주고, 메인 테마 ‘Hable Con Ella’에 흐르는 빈센트 아밍고의 스페니시 기타 연주와 오케스트라 음색이 영화 전반에 흐르며 주인공들의 처연하고도 고독한 심경을 대변한다. 이국적 정취가 가득한 기타 뮤지션 바우의 ‘Raquel’도 귀를 즐겁게 하는 곡. 이쯤이면 이 O.S.T의. 진가를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