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계 (The Nun's Story)'
감독 - 프레드 진네만 (1959년 미국제작)
출연 - 오드리 헵번, 피터 핀치, 에디스 에반스, 페기 아쉬크로프트
가브리엘(Sister Luke (Gabrielle van der Mal): 오드리 헵번 분)은
벨기에의 유명한 의사의 딸이다.
사랑하는 청년의 어머니가 정신병자이기 때문에 부모들은 그에 대해 반대하여
결혼하지 못한 것을 비관해 평소 동경해 온 수녀 생활을 하게 된다.
그녀는 모범적인 수녀로 벨기에령 콩고의 간호 수녀가 되어 열대 지방으로 떠난다.
그러나 과로 때문에 폐결핵에 걸려 본국으로 송환된다.
제2차 대전이 발발하고 전선에 나간 부친이 전사하자,
그녀는 수녀 생활을 청산하고 종군 간호원이 된다.
예수가 지상에서 어떤 식으로든 인간들의 시험에 걸릴 일이 없었다면,
그의 위대성은 증명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인간사 자체가 타인이 또 다른 타인에게,
혹은 자신이 자신에게 건네는 시험으로 가득한 것이 아닌지.
수녀가 되기 위해 이제 막 수녀원 문턱을 밟은 수녀 루카에게,
그 길은 너무나 험난하기만 하다.
그녀는 저명한 외과의사의 딸로, 열대의학을 공부했고
이제는 수녀가 되어 콩고지역에서 간호 봉사를 하며 사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수녀가 되는 길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여기는 속세의 피난처가 아닙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수녀가 되기 위해 더 많은 고통이 필요할 겁니다.
수녀들을 속이는 것은 쉽지만 자기 자신과 그리스도를 속일 수는 없겠지요."
예비수녀 과정을 거쳐가면서 이 말을 증명이나 하듯, 수녀원에는 낙오자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 전반을 가로질러 가브리엘은 그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서서
갈등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브리엘 자신이 바로 '수녀가 되기 위해 더 고통을 받게 될' 그러한 부류의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다른 수녀들보다 속세에서 가진 것이 많았고 -저명한 의사인 아버지,
자신이 배운 우수한 의학술-, 그러한 것들이 알게 모르게 주변 수녀들로부터의 시험을 불러왔으며,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사랑, 인간애, 그리고 강한 자책감과 자아성찰'을 할 줄 아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그 점이 '루카 수녀'가 되어 가는 과정에서 그녀를 괴롭게 만들었다.
"자신을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때로는
구부러지는 맛이 있어야 오래 순종할 수 있습니다."
갖은 종류의 내면적 시험에 괴로워하던 가브리엘에게 한 수녀가 건네는 말.
그 말에 가브리엘은 이렇게 답한다.
"저에게는 수녀가 되기 훨씬 전부터 저의 법칙이 있었습니다. '모 아니면 도'라는 것요..."
구부러지는 맛, 그것은 자책하지 말고, 가끔은 자신을 적당히 용서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죄를 짓지 않고는 살 수 없으며 -아주 작은 심적인 죄마저도 포함하여.-,
그 죄를 잊을 수 없는 그리고 강하게 포착하는 자 일수록 괴로워지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의 편에 설 수 있을까?
자신의 죄를 잊을 줄 아는 능력좋은 '성스러운 수녀'의 편인가?
그 모든 것을 잊을 수 없는 '가브리엘'의 편인가? ,,,
내가 가브리엘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니, 그녀의 말대로 '비교'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인간은 모두가 자신이 처한 위치가 다르고
그것을 인식하는 성품도 제각각이니까.
그녀가 남들보다 더 많이 사랑할 줄 알고, 더 많이 가졌으며,
더 많이 자책할 줄 알았던 것을. 신이 그의 성경에 남긴 말대로,
천국문에 가장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자는 지상에서 가장 가난한 자일지도 모른다.
<웹에서 발췌>
훗날 오드리 웹번은 아프리카의 '굶주린 어린아이들의 천사'로서
많은 빈민 구제활동을 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었죠
"하느님께서는 두 손을 주셨습니다. 한 손은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다른 한 손을 남을 위해서 일하라고요"
그녀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는 일을 많이 했다.
그건 이 때에 출연하며 배운 수녀의 심성 때문이었을까?
그래서 그녀는 아직도 우리들의 가슴에 더욱 아름답게 남아 있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