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산야초/토종약초(식,약용식물)

창이자 - 도꼬마리

일하는 사람 2011. 11. 23. 13:49

 

창이자 - 도꼬마리

 

도꼬마리의 잔가시 달린 열매를 창이자(蒼耳子) 또는 창이실(蒼耳實) 이라 부르는데 창이자는 씨앗이고, 창이실은 가시달린 열매를 말하는데 푸를 창()에 귀 이()를 쓰니 좀 헷갈리기도 한다창이실 이나 그밖의 명칭은 거의 사용 안하고 창이자 라고 대개 부르고 있다.

 

여름에 산행 할 때 논 근처 밭을 가로질러 갈때면, 일미터가 넘는 도꼬마리를 뽑아서 수북히 버려 놓은 것을 볼 때도 있다.    한마디로 농부에게는 천덕꾸러기 잡초 취급을 받기도 하는 약초인것 이다.   그런데 이게 과연 잡초 밖에 안될까?

어떤이는 아주까리와 혼동 하기도 한다.   아주까리는 피마자 기름을 얻기 위해 일부러 밭 한 켠에 심어서 꽤 공들여 기르는 사람도 많다.

 

약초차에 관심 많은 사람 중에서도자기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또 이전 부터 줄곳 봐왔던 식물에 대해서는 깊이있게 파고들지 않아, 내용적 으로는 오히려 모르는 풀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도꼬마리도 그런 경우에 해당되는 수가 많은 초 중에 하나라는 생각도 든다.                  

왜 저렇게 좋은걸 그냥 두냐고 하면도리질 하면서 독이 있으니 안 건드리는게 상책 이라는 것이다.    과연 도꼬마리는 건드리면 큰 일나는 독초일까?

 

문헌상에 나와 있는 창이자의 약성은맵고 쓰며 따스하고 독성이 있다 라고 나와 있어, 많은량을 오랫동안 장복하면 좋지 않을 것은 여느 약초와 다를것이 없다고 본다.

실제 생활에서 창이자 만큼 유별(?)나게 쓰이는 약초는 몇가지 안될것 이다.

왜 유별난고 하니, 특정 질병에 거의 독보적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물론 학술적 으로는 여러가지 약재가 있지만실제 그 병을 치료하는 당사자들은 거의 창이자를 활용 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동병상련이라 서로 정보교환 까지 하고 있어  창이자에 관한 한 임상경험도 풍부해 도꼬마리 박사급인 것이다.

그 병이란 바로 백반증 이라는 병인데어른뿐만 아니라 생후 6개월 갓난아기 부터 청소년에게 많이 생긴다.   옛날 국민학교나 중고등 시절에는 별명이 바둑이 또는 얼룩소, 젖소로 불리워지던 친구가 몇몇 있었다.   그 뒤로 못 만나고 있어 지금까지도 젖소 인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의 흑인 록 가수인 마이클잭슨이 엄청난 돈을 들여 백인이 되고자 피부 박피술을 시술받고, 그 부작용으로 얼굴을 감추기 위해 화장을 심하게 한다는 소문이 몇년전에 가십거리로 회자 되기도 했는데, 얼마 후에는 백반증이 이유라는 글을 본 기억도 난다.

 

백반증은 햇볕에 노출 되면 안되기 때문에, 정도가 심하면 군대 징집의 면제 사유가 되기도 하는 병인데, 멜라닌색소의  결핍증으로 여러가지 크기의 백색반점이 얼굴 등의 신체부위에 나타나는,후천성 탈색소 질환중 흔한 대표적 증상 이라고 전문지에 소개되어있다   

 

소아피부과에 다니는 젊은 엄마들이 창이자 끓 인 물로 갓난아기 피부를 씻겨주고 엷게해서 먹이기도 하면서 병원치료를 받고 있는데, 병원에서 혹시 도꼬마리 먹이냐고 물어 본다고 한다주 치료법 중에 자외선 쪼이는 요법이 있는데, 도꼬마리를 먹는 경우는 자외선 조사량(照射量)을 많이 낮추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화상을 입기 때문 이라고 한다.   도꼬마리는 광합성을 촉진 하기 때문으로 밝혀져 있다.

 

현대의학적으로 치료법에 뾰족한 수가 없는 난치병인 백반증에도 부작용 없이 작용하지만, 요즘 시대의 새로운 화두인 아토피 증세에도 무난히 쓰이며고서에는 이미 피부소양,악창, 종기, 치통, 두드러기 등 모든 피부병에 쓴다고 소개되어 있다.

 

피부질환에 유용 한지라아예 연고를 만들어 사용 했는데 그 유명한 만응고(萬應膏) 라는 고약이다.   지금은 스테로이드 함유 피부연고가 대량 쏟아져 나와 이름조차 모르게 되었지만한번 만들어서 피부질환 예방에 부작용 없이 사용 해 보려 마음먹고 있다.

 

만응고는 음력 55  도꼬마리의 잎과 줄기를 따서, 오래 달여 고약처럼 만든다고 하니 조청 만드는 것과 비슷해서, 비교적 간단한 방법 이라고 할 수 있다.

잡초로 뽑아 버리느니 조금의 노동력을 들여서, 여름날 솥단지 걸고 만응고를 만들어 쓰면 최소한 일석십조는 될 것이다.     이 산약초 공부는 실제 생활에 응용해 보려는 노력 없이는 물거품이요, 그림자에 지나지 않고 더우기 입으로만 아는 체 하는것을 취미로 삼는다면, 지적유희에 불과하고 지나가던 소도 웃어 버릴것 이다.   소는 먹어 봐서 많이 알지 않겠는가??

문헌에 명시된 그외의 특별한 적응증은 알코올 중독증 치료와 술독의 해독작용 이다.

술은 백약지장 이라고 철썩같은 신념(?) 을 가진 사람은, 이미 예비 알코올 중독자에  자동으로  합류 된 것이다.   다만 중독자에 이르는 도착시간이 좀 틀릴 뿐 이다.   중독에 이르지 않는다 해도, 술로서 얻는것 보다 잃는것은 끝이 없는 무한대 이다오십보 백보인것이다.    바로 며칠 전에  전도유망하고  잘 생기고 똑똑하고 호감도 가는 경진 아나운서의 음주방송 파동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단지 술 한잔 때문에  그 젊은이가 감내해야 할 정신적 고통을 생각하니 그렇다.      술 마시는 사람이 중독자에게 손가락질 하는것은 대표적인 "똥 묻은개, 겨 묻은개 나무란다"의 격 이다.    술의 중독은 몸도 몸이지만 정신, 더 나아가 영혼 자체를 병들게도 한다.      만병통치도 백약지장도  꿈이요, 환상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알코올 중독은 어떤 암 보다도 무서운 정신적 암이다.   자신의 파괴 뿐만 아니라 가정까지 파괴하는 가족병인 셈 인데여기에 창이자가 도전장을 낸 것이다

창이자를 은은한 불에 볶아서 백개쯤을 달여서 차처럼 수시로 마시면 술맛에 거부반응이 생겨 가면서, 종내는 술잔을 엎게 된다는 이야기 이다.    당대의 술 끊는 약인 알코올 스톱 같은 약은 억지로 심한 고통을 느끼게 해서, 술에 대한 혐오감을 뇌리에 각인 시키는 방법으로 부작용이 커서 지금은 시판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창이자는 술로 인해 손이 떨리는 증세까지도 고쳐 가면서 술을 끊을 수 있게 하니중독자나 단주하려고 고군분투 하는 사람에겐, 구세주와 같다고 할 것이다.    생약이니 만큼 인내심을 가지고술생각이 간절 할 때 마다 도꼬마리 차를 한 잔씩 마시다 보면, 어느날 백약지장 이라며 그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상하게 보일 날이 올 것이다.

 

 도꼬마리는 축농증과 비염에는 명약으로 알려져 왔는데, 도꼬마리의 열매를 쪼개서 씨앗만(2개가 들어 있다) 모아서, 말린후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타서 콧속에 분무기나 주사기(바늘은 빼고) 로 넣어주길 반복하고, 한편 양치도 하는 것이다.   

감기증상인 발열두통, 오한, 몸이 무겁고 차고 저린듯한 증상에도 유효하며요오드성분 함량이 많아 갑상선 기능저하와 풍습으로 인한 관절염에도 효과적 이라고 효능이 소개 되어 있다

그외에 도꼬마리가 특이하게 사용된 경우로는, 전통장류인 숙황장(熟黃醬)에 다른 재료와 섞어서 넣는 것이다.

숙황장은 증보 산림경제(增補 山林經濟)에 수록되어 있는데, 검은콩과 통밀을 삶아 억새풀, 도꼬마리, 제비쑥을 넣어 띄운 두황메주를 사용하고 더덕, 도라지, 다시마를 첨가해서 보통간장의 특유냄새를 없앤 전통비법 간장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세분 밖에 안계시는 전통명인 중의 한 분이 최근에 재현해 낸 전통장 이다

또 다른 예는 도꼬마리를 이용해 만든 기능성 비누도 시중에서고가에 판매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집에서 도꼬마리 삶은 물을 만들어 써도 효과는 뒤지지 않을 것 이란 생각이다좀 귀찮게 느껴 지겠지만........

 

도꼬마리는 산과 밭이 맞닿은 곳의 풀밭, 하천부지, 산이나 들판의 도랑가, 휴경지 등에 많이 나는데 아무래도 논둑 부근것은 꺼려진다.   가능한 한 산기슭의 것이 열매는 좀 작아도 안심 된다서울같은 대도시 에서도 의정부 방면의 중랑천 부근에 흔하게 눈에 띄지만 동부간선도로의 교통량을 생각하면 좀 꺼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차꺼리로 조금씩은 괜찮을것 같기도 하고......

채취한 열매는 겉의 가시를 대충 뭉그러뜨려야 다음 법제과정인 불에 볶기()를 쉽게 할 수있다.   신발신은 발로 굴려가면서 밟아대도 되고양이 많으면 화재위험 없는 넓은 곳에서, 바닥에 고르게 펴서 늘어놓고 휴대용 가스토치 불로 가시를 태워버린 후, 후라이판 등 에서 약한 불로 타지않게 볶아 쓴다.

 

치료의 목적으로 쓴다면 씨만 따로 발라 내야 하는데 ,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차꺼리로 쓸때는 그냥 써도 된다.   보통 4~12g 정도를 사용하고 적게 써서 오래 마시는게 더 낫다.   차로 끓이면 차의 맛은 기대 이상이다옥수수차와 보리차를 섞어 놓은듯 한 맛인데볶는 정도와 끓이는 시간에 따라 차이가 있으니, 몇번 해보고 맞는 맛을 찾으면 그만이다.

 

문헌에는 창이자를 오래 복용하면 눈과 귀가 밝아지고, 골수가 충만해져 관절염을 치료 예방하고,머리카락이 검어지고 힘이나며 무병장수 한다고 기록 돼 있다.

 

이 어찌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산삼이 그렇다고 한다면 당연시 여겨져 이상 할 것도 없겠지만밭 매는 농부도 천덕꾸러기 잡초로 생각하고 무심코 뽑아 던져 버릴 정도로 흔해 빠지고, 등산객에게도  웬만한 약초꾼에게도 옷에 들러 붙는다 해서기피 식물이 된 도꼬마리를  오늘 부터 십년지기 대하듯 해보자.

 

자연의 눈으로 본다면, 귀함도 천박함도 원래는 있지도 않은 없는것 이다.   귀함과 천박함의 분별은 인간의 마음이 지어낸 허상에 불과한 그림자 일 뿐이다.    인간은 자기가 만들어낸 허상에 스스로 속고 있을 뿐인 것이다.   자연을 친구로 도반으로  삼는다면더 이상 가짜의 자신에 속지 않고 자연과 같은 본래의 자기자신을 재발견 하게 될 것이다.

 내일은 도꼬마리를  만나면서 자신의고향이며 본래면목本來面目), 있는 그대로 존재 할 뿐인 자연과 동화 되어보자.